반응형

취업은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어려워지지만,

그러면서도 신입사원의 퇴사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중소기업은 당연하고, 대기업의 1년이내 퇴사율도 20%에 이른다고 한다. 

 

 

충분히 이해는 간다. 

회사는 대체로, 계약한 것 보다 더 많은 헌신을 직원에게 요구하고,

하루 종일의 시간과 정서적 충성을 요구한다.

퇴사하는 이유는 모두 다르지만 본질은 같다.

 

많은 이들이 회사를 계속 다니면

'경제적 자유' 얻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회사를 떠난다. 

극소수, 투자 등 여러 방식으로 경제적 자유를 얻은 이들이 회사를 떠나는 경우도 있는데,

가만 보면 경제적자유를 얻은 이들은 오히려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 계속 다니는 경우도 많이 목격된다.

 

 

회사를 떠나서 다른 조직으로 가면, 

새로운 회사에서도 결국 같은 고민을 만나게 된다. 

연봉을 얼마 더 받는다던지, 업무의 갑을이 바뀐다던지 하는 것은 그렇게 중요한게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회사원'이라는 조직의 일원으로서의 정체성은 같기 때문에,

이직을 해도 시간이 좀 지나면 같은 고민으로 회귀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계속 다니는 것이 더 나은 다섯가지 이유를 알아보자.

 

1. 근로계약 관계는, 대체로 근로자쪽에 더 유리한 계약이다.

 

사측은 갑이고 근로자는 을이니 상하가 명백한 근로계약 관계에서

근로자가 더 유리하다는게 얼핏 이해가 잘 가지 않을수도 있다.

실제로, 오랜 기간 근로계약은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임금체불과 노동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 성추행, 부당노동행위 등이 20세기에는 일상화 되어 있었다. 

그러나 전태일 이후, 수많은 우리 선배들이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싸워주었고, 

이제는 더 이상 근로계약이 근로자쪽에 일방적으로 불리하지 않다.

 

예를 들어보자

 - 근로자는 일방적으로 회사를 그만둘 수 있지만, 회사는 근로자를 일방적으로 해고할 수 없다.

 - 회사가 근로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시 잃을 것이, 근로자가 지키지 않았을 때 잃을 것 보다 크다

  · 예를 들어, 부당노동행위가 이슈가 되어 언론에 보도가 되면 회사는 존립의 위기에 처할 수 있다.

  · 근로자가 큰 실수를 저질러도, 대체로는 해고 선에서 마무리된다.

 - 이외, 근로계약서상에 판단이 모호하거나 분쟁의 소지가 있는 문구들은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적용된다.

 

 

2. 매월 정기적으로 입금되는 급여는 큰 레버리지를 만들 수 있다.

 

 1년에 5천만원을 번다고 가정했을 때, 이를 근로소득으로 매월 420만원씩 버는 것과 사업소득으로 일시에 5천만원을 받는 것은 같은 소득이지만, 은행에서 보기에는 정기적으로 매월 같은 돈을 들어오는 쪽에 더 큰 대출을 내어준다. 당신이 회사에 고용이 되어 있다면 그 회사의 신용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고, 당신이 사업체를 갖고 있다면 당신 사업체를 신용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 대출로, 부동산이건 주식이건 투자가 가능한 것이다. 투자소득은 대체로 근로소득을 상회한다. 빠르게 큰 돈을 만들기에, 회사를 다니며 저리로 큰 대출을 받아 투자를 하는 것은 매우 유리하다. 업황에 관계 없이 매월 같은 금액으로 입금되는 급여는 그 힘이 정말 세다.

다만, 지금 다니는 회사보다 더 우량한 사업체를 만들 자신이 있다면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좋겠다.

 

 

3. 회사가 오랜 기간 쌓은 노하우와 지식을 흡수할 수 있다.

 

 좋은 회사일수록 그 업계에서 오랜 시간 시도하고 성공하고 실패한 경험들이 쌓여있다. 내가 사업을 하려면 내 돈과 시간을 들여서 시도해야 할 일들이다. 이러한 노하우들을, 회사에서는 축적된 문서와 히스토리, 선배들의 증언에서 배울 수 있다. 아무리 멍청한 회사라도, 최소한 실패했던 이력들이라도 남아있다. 무능한 상사또한 반면교사의 배움의 장이다. 이러한 것들을 충분히 모두 익히고 배워서 언젠가 닥칠 독립에 대비할 수 있는 것이다. 

 

 

4. 큰 조직이 소규모 자영업을 잠식하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개인 자영업자들의 로컬 브랜드를, 대기업이 잠식해 나가는 것이 대세이다. 조직된 힘과 자본력이 점점 강해지고, 개인 사업은 점점 몰락해가고 있다. 길거리의 소매점이 가장 좋은 예이다. 예전에는 소규모 전파상, 의류판매점, 신발판매점, 작은 슈퍼마켓 등등이 정말 많았다. 그들은 모두 사장님들로, 꽤 높은 소득을 올렸다. 지금은, 쿠팡과 이마트, 편의점이 이를 모두 대체해버렸다. 어디 소매업 뿐이랴. 극소수의 유튜브 크리에이터 정도를 제외하면, 성실한 개인 사업가의 성공은 점점 씨가 말라 간다.

 

 

5. 회사를 오래 다니는 것 자체로 회사 내에서 힘을 갖는다.

 

 그것이 무엇이든, 한 가지를 오래 하는 것은 그 자체로 재능이다. 회사에서 오래 버티면 급여가 높아지고 퇴직금이 쌓이며 하다못해 연월차가 늘어난다. 이외에도, 아무리 무능해보여도 오랫동안 회사를 다닌 짬은, 스펙 좋은 신입들이 절대로 넘어서기 어려운 역량이다. 회사가 성장하며 겪었던 무수한 시행착오와 성공의 경험들을 갖고 있는 것 자체가 회사로서는 큰 자원이다. 퇴물처럼 보이지만 당신이 그 자리에 있음으로 인해 생기는 안정감이 있다.

 회사에서도 오래 회사를 다닌 사람에게 함부로 하지 못하고 예우를 할 수밖에 없다. 오래 다닌 직원을 회사가 어떻게 대하는지를 새로 들어온 유능한 직원들이 눈여겨 보고 있으며 그것으로 자신의 회사 내에서의 미래를 점쳐보기 때문이다.  베테랑을 함부로 대하는 회사에 유능한 직원이 헌신할 이유가 없음을 회사도 알기 때문에, 오래된 직원에게 회사는 함부로 하지 못한다. 

 

 

이 다섯가지 이유 외에도 회사를 오래 다녀야 할 이유는 많이 있다.

해방 이래 지금까지, 근로계약 관계에서 근로자의 지위는 지속적으로 좋아졌다.

7~80년대만 해도 직장 내 폭력이 존재했고, 산업재해가 난무했었다. 일하다가 많이 죽었다. 

IMF때에는 대량해고가, 00년대에는 살인적인 야근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구시대의 유물이다.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조심해야 하는 시기이다.

갑질하면 망신당하는 세상이다. 

앞으로는 회사원의 지위가 더더욱 좋아질 것이다. 

 

 

 

회사는 당신을 회사의 발전에 충분히 이용하고 있다.

당신의 효용가치가 없어지면 퇴사를 종용할 것이다. 

그러니 당신도 그만두지 말고, 제대로 독립할 때 까지,

회사가 당신에게 효용가치가 없을 때 까지 최대한 이용하시기 바란다.

 

굳이 일찍 나가지 않아도, 언젠간 당신은 회사를 나가게 되어 있다.

100세 인생에, 회사에 오래 있어봐야 60이고, 나머지 40년 동안 충분히 독립하여 사업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회사, 가능하며 오래 다니자

 

 

반응형

+ Recent posts